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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원주향교 역사공원조성과 원주전통문화교육원 개원에 즈음하여

원주향교
2022-04-08
조회수 1443

<특별기고>


원주향교 역사공원 조성과 원주전통문화교육원 개원에 즈음하여

김효열 / 원주향교 전교, 강원도 전교협의회장


강원도 수부향교인 원주향교는 조선왕조 5백년 역사를 상징하는 강원감영과 함께 강원도 인재양성에 앞장서 왔으나 일제 강점기와 해방을 거치는 과정에서 지방 향교의 역할이 쇠퇴하며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그러나 다시 강원도 수부향교로서의 위상을 되찾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 오면서 오늘에 이르기 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으므로 그 과정을 되돌아 보고 소회를 얘기하고자 한다.

 

Ꟁ 국토교통부 도시재생 공모사업 선정으로 원주향교 역사공원 조성

 

혼란기를 거치며 향교토지를 관리하기가 어려울 때에 특히 한국전쟁을 계기로 원주에는 많은 피난민들이 들어왔다. 당시 향교 앞 주변 토지에는 피난민들이 임의로 천막을 설치해 거주했고, 세월이 지나면서 판자집으로 개축하였으며, 다시 블록집으로 변화하더니 근래에는 콘크리트 주택으로 무질서하게 건립됐다. 그 과정에서 조선시대 지방중등교육기관인 향교의 위상이 떨어짐은 물론 향교 진입로가 좁은 골목길이 되다보니 석전제례시 시장, 시의회 의장 등 헌관들이 제례를 마치고 돌아갈 때 길이 막혀 차량이 나가지 못하는 등 악순환이 되풀이 되어 왔다.

 

2017년 5월경 부전교였던 나는 이를 해결하고자 원창묵 원주시장에게 향교 앞 진입로를 확장하기 위해 골목길에 있는 건물 7채 철거 비용 약 5억원 지원을 요청했다. 원 시장은 예산지원은 힘들다며 대신 국토교통부에서 주관하는 도시재생 공모사업 응모를 제안했는데, 다만 수용되는 향교 앞 토지 약 2천여 평을 원주시에 기부채납하거나 임대를 해야한다는 조건이었다.

 

다시 말하면 도시재생 공모사업 신청 공사비가 100억원이면 40% 정도인 토지보상비 약 40억원을 임대나 기부채납으로 하면 예산이 절감돼 국토부 공모사업 선정에 한발 앞서 유리하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감정평가액 40억원이나 되는 향교 앞 토지 2천여 평을 원주시에 임대나 기부채납하는 것은 장의, 유림들의 동의를 받기에 너무 큰 규모라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장의, 유림들을 개인별로 설득하고 임시 유림총회를 개최하여 향교 앞 약 2천여 평에서 역사공원에 편입되는 토지는 원주시에 영구임대하고, 향교에서 약 200m 앞에 있는 6차선 도에서 향교까지 진입하는 2차선 진입도로에 편입되는 토지는 기부채납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결국 원주시에서 신청한 원주향교 역사공원조성 도시재생 공모사업이 국토교통부에서 최종 선정돼 60억원의 사업비와 향교 진입로 특별교부세 예산 20억원을 포함해 80억원의 예산을 편성하게 되었다.

 

2018년 2월23일 원주향교 제27대 전교로 취임한 후에는 6월부터 본격적으로 향교 앞에 무질서하게 난립한 40여 채의 주택, 사가를 철거해 주변을 역사공원으로 조성되었고, 골목길이던 진입로를 확장해 오는 6월말이면 도로폭 12미터의 2차선 도로가 공사 시작 4년만에 완공하게 된다.

 

앞으로 코로나19가 종식되면 공휴일에는 잠가 놓았던 향교 외삼문을 개방하여 향교와 역사공원을 찾은 시민들에게 대성전, 동무, 서무, 명륜당, 동재, 서재 등을 관람하고 체험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특히 대성전에는 파주시 태고사의 제구류와 안성시 안성마춤유기공방의 제기등 최고의 제품으로 제작, 설치해 다가오는 5월11일 춘기석전 제례를 시작으로 개방함으로써 향교가 유림, 유생들의 전유물이 아닌 원주시민들 모두가 찾아가는 원주향교가 되게 하려고 한다.

 

Ꟁ 전통혼례예식장을 리모델링해 원주전통문화교육원으로 개원

 

2002년 원주향교에서 전통혼례예식장으로 건립한 교육관이 10여 년이 지나면서 이용객이 급감하며 애물단지로 전락했고, 향교가 재정상 많은 어려움을 겪다가 급기야는 2011년 6월에 하나님교회에 임대까지 주어 성균관은 물론 지역사회에서 많은 비난을 받았다.

 

그러다가 2019년 7월에 교회가 나갔으나 나가도 걱정이어서 원주시에 향교교육관 예산지원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건의했으나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그러던 중 원창묵 시장이 ‘시에서 향교 교육관 수리비를 지원할 수는 없지만 향교에서 교육관을 시에 기부채납하고 시에서 리모델링을 한 후 향교에 원주전통문화교육원을 위·수탁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원주향교, 원주시 역사박물관, 강원감영에서 분산되어 교육하던 전통문화교육을 원주전통문화교육원에서 총망라해 시민들 모두가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방안이었다.

 

이에 임시총회를 개최해 애물단지라지만 약30억원 가치의 향교 교육관의 기부채납을 결의하고 원주시와 기부채납 협약식을 갖고 시와 시의회에서는 원주전통문화교육원 지원조례를 제정했다. 2021년 6월부터 34억 8천만원의 예산으로 리모델링을 시작해 금년 4월초 공사가 마무리 되어 4월18일에 임시 개강하여, 금년부터 매년 3억 6천만원의 위탁운영 보조금으로 7월초에 개원식을 할 예정이다.

 

원주시의 약 240개의 어린이집과 유치원생들이 현장학습과목으로 원주전통문화교육원에서 예절인성교육과 삼강오륜 등의 여러개 강좌를 1년에 2회씩, 3년간 6회 정도의 교육을 받으면 이 어린이들이 올바르게 성장하여 초·중·고등학교를 잘 다니고 성인이 되어서도 훌륭한 사람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제는 인구 고령화로 100세 인생의 시대가 다가왔다고 한다. 노년의 인생을 경로당에서 장기나 바둑을 아니면 고스톱을 치며 살아가는 경우도 많이 있겠지만 이왕이면 사서삼경, 시조창, 서예, 국악 등의 전통문화를 배우는 즐거움을 만끽하여 어린이와 청·장·노년층,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공부하는 원주전통문화교육원이 되었으면 한다.

 

Ꟁ 명륜1동 주민센터를 유치해 1층 전통 한옥으로 건립 예정

 

원창묵 원주시장이 향교 인근에 있는 명륜1동주민센터가 협소해 주민들의 불편이 많다며 주민센터를 지을 수 있도록 향교 앞 토지를 임대해 달라는 제안을 받고 처음에는 무척 당황했으나 원주시에서 향교에 많은 지원을 하는 상황에서 마냥 거절할 수도 없어 고민하다가 차라리 시에 토지를 매각하기로 했다.

 

6차선 도로앞 평당 공시지가인 400만원만 받아도 향교에는 불 이익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임시 유림총회를 개최하여 원주향교가 과거에는 지역사회에서 지탄을 받은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원주시와 시민들을 위해 공헌 할 수 계기를 마련하자는데 모두들 공감하여 현시세의 반값 금액으로 매도하고, 주민센터 좌측에 폭 10미터 2차선 진입로 개설에 수용되는 토지는 기배채납 하기로 의결했다, 향교 명륜당의 이름을 딴 명륜동 주민들은 물론 시민들에게 원주향교가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으로 매우 의미 있는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위로는 대성전(동무, 서무), 명륜당(동재, 서재), 외삼문에 이어 5층의 콘크리트 한옥인 원주전통문화교육원과 역사공원을 거쳐 1층 한옥의 주민센터가 건립되면 향교 주변이 한옥타운으로 조성된다. 시민들이 ‘원주향교에 천지개벽이 일어났다’며 눈부신 발전에 대해 격려의 말을 할 때 나는 물론 장의, 유림들 모두 뿌듯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Ꟁ 원창묵 원주시장 등 헌신적으로 도와준 공무원들에게 감사드린다

 

올해 3월로 전교 재임 5년차에 접어들었다.

3선 시장으로서 재임 12년간 대성전, 명륜당 원형복원과 원주향교 역사공원 조성, 향교 진출입로 개설, 원주전통문화교육원 리모델링 개원, 명륜1동 주민센터 건립 등 원주향교에 아낌없는 지원과 성원을 해준 운곡 원천석 선생의 후손인 원창묵 원주시장께 가장 먼저 감사드린다.

 

아울러 역사공원 조성과 향교진입로공사 실무를 담당했던 시청 도시재생과 김성식 팀장과 조현석 주무관, 덩치가 너무 커서 향교에서 관리하기가 어려워 애물단지로 전락한 향교 교육관을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원주전통문화교육원으로 리모델링해 개원하기까지 산파역을 해준 박종수 역사박물관장과 전영은 건축감독관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한다.

 

이 외에도 사명감을 갖고 담당업무를 훌륭하게 처리해 준 시청의 다른 공무원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Ꟁ 고소, 고발이 난무하던 원주향교가 전국 제일의 향교를 꿈꾸다

 

돌이켜보면 지난 2014년 12월 원주향교는 제26대 전교 선거를 앞두고 많은 혼란에 휩싸였다. 당시 총무수석장의였던 나는 조용택 의전수석장의(현 성균관 부관장)와 함께 성균관을 방문해 선거를 공정하게 치를 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하는 자리에서 전국에서 제일 골치 아프고 고소, 고발이 난무하는 향교 2곳 중 한 곳이 원주향교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만큼 당시 원주향교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힘들었던 시기였다.

 

성균관에서 중재한 내용으로 치른 전교선거에서 조용택 의전수석장의와 원임 전교 2명 등 3명의 후보가 입후보했고, 조용택 후보를 적극 지원했던 나는 선거일에 찬조연설, 투표참관인, 검표요원 등 1인 3역의 역할을 해냈다.

 

예상을 뒤엎고 조용택 후보는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며 당선 가능성이 없다는 세평이었으나 변화와 혁신을 바라는 장의들의 성원으로 과반수 이상으로 당선되는 이변을 낳았다.

 

2015년 2월23일 조용택 전교께서 취임하신 후 나를 성균관에 부전교로 추천하여 임명하셨고, 곧바로 선거로 인한 불신과 침체된 향교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개혁 드라이브를 과감하게 걸었다. 매월 초하루, 보름 분향 시 전교가 분향관을 독점해 오던 것을 매월 초하루는 전교, 매월 보름은 장의들이 연령순으로 분향관을 하도록 했다. 분향을 마치면 장의들이 삼삼오오 혹은 각자 식사를 하러 가거나 집으로 가던 것을 향교 앞 유림국밥 식당에서 분향에 참석한 장의들 50~60명이 함께 식사하면서 의견을 교환하며 단합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나는 부전교로서 전교를 보좌하며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관한 향교·서원 살리기 지원사업 선정과 국토교통부에서 주관한 도시재생공모사업 선정을 주관한 공로를 유림들로부터 인정받아 이후 27대 전교 선거에서 단독후보로 30년만에 무투표로 당선이 됐고, 28대 전교 선거에서도 여러 공사를 마무리 해야 하는 상황이라 무투표로 재선되는 기록을 세웠다.

 

그동안 나름대로 원주향교를 전국 제일의 향교로 발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어느덧 재임 5년차가 됐다. 앞으로 2년 가까이 남은 임기 동안에도 장의, 유림들에게 믿음과 신뢰를 받는 전교이자 강원도 전교협의회장과 원주전통문화교육원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전교의 소임을 마친 후에도 존경받는 원임 전교가 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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